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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서 방언

강원 영서 방언이 과연 경기 방언과 비슷할까요?

강원도 원주가 고향인 필자는 고향 말이 서울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을 서울에서 하면서 그러한 믿음은 점차 사라졌습니다. 억양 때문에 적잖은 오해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한번은 동기랑 과제 발표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과제 준비를 한참 하던 동기가 갑자기 “왜 나에게 화를 내냐?”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대학원을 다닐 때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선배님과 벤치에 앉아서 평소 궁금한 점을 묻고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며칠 후 그 선배를 다시 만났는데 다른 선배가 자기에게 “무슨 일이 있니? 왜 후배와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싸우고 있냐?”라고 물었답니다. 이처럼 영서 방언 토박이 화자의 말에서 발견되는 ‘말의 처음부터 끝까지 차차로 올라가는 억양’의 실현은 상대방에게 화, 불만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표시하는 것처럼 들리나 봅니다.

강원 영서 방언이란…….

강원 영서 방언은 철원, 화천, 양구, 인제, 춘천, 홍천, 횡성, 원주 지역에서 쓰는 말로, 중부 방언의 하위 방언에 속합니다. 강원 방언은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영동 방언과 영서 방언으로 나뉩니다. 다시 영동 방언은 북단 영동 방언권, 강릉 방언권, 삼척 방언권, 서남 영동 방언권으로 구분됩니다. 여기서 서남 영동 방언권은 영서 지역이면서 영동 방언권에 속한 곳입니다.

<그림 1> 강원 방언 방언 구획(이익섭 1981:209)

말이 동서로 분화하다.

강원 영서 방언이 경기 방언과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말이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으로 대립하면서 분화되는 경우인 듯합니다.

표준어의 ‘부추’, ‘거미’, ‘도끼’에 대응하는 강원 방언의 방언형을 말소리의 측면에서 알아봅시다. ‘부추’는 영서 지역에서 ‘부추~부:추’로 실현되고, 영동 지역에서는 ‘분추~분:추~분:초~뿐추’형으로 실현됩니다. ‘분추’는 ‘부추’의 어형에 ‘ㄴ첨가’가 일어난 형태입니다. 또한 ‘거미’, ‘도끼’는 영서 지역에서 ‘거미~거:미’, ‘도끼~도:끼’로 실현되지만, 영동 지역에서는 ‘거무’, ‘도:꾸’형으로 실현되며, 인제와 양양 지역에서는 ‘거미’와 ‘거무’형이 섞여 나타납니다. ‘거미’와 ‘도끼’는 중세 국어에서 ‘거믜’, ‘돗귀’로 나타나고, ‘거믜>거뮈>거미~거무’와 ‘돗귀>도옛날 글자>도뀌>도끼~도꾸’와 같이 하향 이중 모음이 단모음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지역에 따라 ‘이’형과 ‘우’형으로 나타납니다.

어휘 측면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집니다. 표준어의 ‘우물’, ‘왕겨’, ‘시래기’에 대한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의 방언형을 살펴봅시다. 영서 지역에서는 ‘우물~움물’, ‘왕겨~왕:졔~왕제’, ‘시래기~시레기~씨레기~씨래기~쓰레기’로 나타나고, 영동 지역에서는 ‘웅굴~응굴’, ‘새쩨~새:째~세쩨’, ‘건추~건초’로 나타납니다. 평창, 정선 지역에서는 영서 방언과 영동 방언의 어형이 섞이어 나타납니다.

<그림 2>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의 언어 분화

말이 남북으로 분화하다.

하지만 강원 영서 방언이 경기 방언과 비슷한 방언형으로만 실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기 방언과 다른 방언형을 가지는 경우는 대개 강원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으로 대립하면서 분화되는 경우인 듯합니다.

표준어의 ‘냉이’와 ‘마을 가다’에 대응하는 강원 방언의 방언형을 말소리 측면에서 살펴봅시다. ‘냉이’와 ‘마을 간다’는 어중 자음 ‘-ㅅ-’의 개재 여부에 따라 어형이 분화하는 예입니다. ‘냉이’는 북부 지역에서 ‘내옛날 글자~네이~냉이’으로 실현되고, 남부 지역에서는 ‘나세이~나세옛날 글자~나셍이~나:새이~나새옛날 글자~나생이’로 실현됩니다. 또한 ‘마을 가다’는 북부 지역에서 ‘말:간다’로 실현되고, 남부 지역에서는 ‘마실 간다’로 실현됩니다. 그러나 인제, 고성, 양양, 강릉 지역의 어형은 ‘말:도리간다’로 실현되어 자못 특이합니다.

어휘 측면에서 표준어의 ‘곁두리’, ‘마구간’에 대한 강원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의 어휘의 실현을 살펴봅시다. 강원 북부 지역에서는 ‘전누리~젠노리~제누리’, ‘마방~마:방~마:사’로 나타나고, 강원 남부 지역에서는 ‘참’, ‘마꾸깐~오양깐’으로 나타납니다. ‘곁두리’의 남부 지역 어형과 북부 지역 어형인 ‘제누리~새이~참’이 섞여 나타나는 지역은 원주, 영월, 강릉이고, ‘마구간’의 남부 지역 어형과 남부 지역 어형인 ‘마방~마구깐’, ‘마구깐~오양깐’이 섞여 나타나는 지역은 양구, 인제, 홍천, 강릉 지역입니다.

강원 방언은 동서의 방향으로 분화하는 힘과 남북의 방향으로 분화하려는 힘이 있습니다. 강원 영서 방언이 경기 방언과 다르게 만드는 원동력은 강원 북부 지역과 남부 지역으로 분화하려는 힘에 근간을 두는 듯합니다.

<그림 3> 강원 남부 지역과 북부 지역의 언어 분화

참고: 이 글에서 제시한 자료는 앞선 연구의 자료를 사용한 자료임을 밝힙니다.

글_최영미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학부 및 동 대학원 졸업, 문학 박사
건국대학교, 경동대학교, 호서대학교 시간 강사 역임
현 경동대학교 중등특수교육과 부교수

<참고 자료>
박성종(1998), 강원도 방언의 성격과 특징, 『방언학과 국어학』, 태학사.
방언연구회(2001), 『방언학 사전』, 태학사.
이익섭(1981), 『영동 영서의 언어분화-강원도의 언어지리학-』, 서울대학교출판사.
한국정신문화연구원(1990), 『한국방언 자료집-강원도편-』, 신흥인쇄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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