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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영동 방언

강원도 영동 방언은 일반적으로 태백산맥 동쪽 지역인 강릉, 삼척, 양양, 고성과 태백산맥 내륙 지역인 영월, 정선, 평창 등지에서 사용되는 말을 뜻한다. 강원도에는 영서 방언도 있지만 경기 방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서인지 강원도 말이라고 하면 으레 대부분의 사람들은 강원도 영동 방언을 떠올리는 듯하다.

강원도 영동 방언의 특징은 경상도 말 못지않게 굉장히 억센 듯하면서도 독특하고 율동적인 억양에 있다. 그래서 영동 방언을 이해하려면 글만으로는 생생한 의미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 글에 얹혀진 억양을 제대로 구현해 내야 비로소 영동 방언의 맛이 살아나게 된다.

국내 지도

방언학 지도

영동 방언이 갖는 억센 듯하면서도 율동적인 특징은 소리의 높낮이로 뜻을 구별하는 지역(위의 지도에서 회색과 검은색으로 된 지역)이라는 점과 무관하지 않다. 그런데 글로는 이 방언의 억양을 제대로 구현해 낼 수 없기 때문에 억양의 특징은 뒤로 하고 강원도 영동 방언의 특징을 살펴본다.

웅굴에 갈이파구가 빠졌아.(우물에 가랑잎이 빠졌어.)
저왕이 한나두 웂었아.(경황이 하나도 없었어.)
그기 검부제기가 됐아.(그게 검불이 됐어.)

표준어라면 ‘빠졌어’, ‘없었어’, ‘됐어’처럼 문장의 끝에 반말로 끝나는 종결 어미 ‘-어’가 쓰여야 하지만 특히 강릉이나 삼척 등지에서는 어미 ‘-아’가 사용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런 현상은 이 두 지역에서만 주로 나타난다.

강릉으는 많이 추왔댔나?(강릉은 많이 추웠었나?)
손님이가 찾아왔댔아.(손님이 찾아왔었어.)
뱀이가 따벵이 틀고 있아.(뱀이 똬리를 틀고 있어.)
그 중이가 고향 집으느 삼척에 있다래.(그 중이 고향 집은 삼척에 있더래.)
낭그를 안 쓰잖애.(나무를 안 쓰잖아.)

이 방언에서는 문법 형태 중 중복되어 나타나는 현상도 특징적이다. ‘강릉으는, 집으느’에서는 조사 ‘은’에 해당하는 ‘으는, 으느’가 쓰이고, ‘뱀이가, 중이가’에서는 주격 조사 ‘이가’가 쓰였다. 그리고 ‘낭그를(낭ㄱ+으를)’에서는 ‘를’에 해당하는 ‘으를’이 사용되었다. ‘으는(은+은), 이가(이+가), 으를(을+을)’에서처럼 모두 동일한 문법 형태가 중복되어 나타난다. 이뿐만 아니라 ‘추왔댔나, 찾아왔댔아’에서 대과거를 나타내기 위해 표준어의 ‘-었었-’이 쓰여야 할 자리에 ‘-었댔-’이 사용되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이 방언들에서는 지역에 따라 독특한 문법 형태들이 보이곤 한다.

어대 가와(어디에 가오)? 이짝으로 오와(이쪽으로 오오).
우린 방아 찧으러 방:깐에 가왜이.(우리는 방아 찧으러 방앗간에 가오.)
꿀맛이 참 다다오(꿀맛이 참 다오).
맛이 우탛다오(맛이 어떻소)?

삼척 말에서는 문장을 끝내는 어미 ‘-오’의 변이형으로 ‘-와’가 흔하게 사용되기도 하는데, ‘가와?’처럼 의문을 나타내기도 하거나, ‘오와’처럼 문장을 끝맺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오’의 또 다른 변이형인 ‘-왜이’가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와’가 사용될 때보다 상대방에게 더 친근하고 다정한 느낌을 갖게 하는 상황에서 사용된다. 즉 자기와 아주 가까운 이웃에게 친근감의 표시를 보일 때 주로 사용되는 듯하다.

국어에서는 일반적으로 문장을 끝내는 어미 ‘-오’와 회상을 나타나는 어미 ‘-더-’가 결합하지 못하여 ‘먹더오’의 결합이 불가능하지만 삼척 말에서는 과거의 회상을 나타내는 어미 ‘-다-’와 하오체 어미 ‘-오’가 결합하여 ‘다다오’, ‘우탛다오’처럼 자연스러운 쓰임을 보여준다. 이것은 문법 형태의 결합이 방언에 따라 다를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영동 방언 중의 하나인 양양 말에서는 또 다른 흥미로운 문법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내가 집에 없었지유.
뜨거운 거 먹으면 안 돼유.

일반 사람들은 이 말을 들으면 충청도 말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그렇지만 양양 말에서는 충청도 말처럼 ‘-어요’에 해당하는 ‘-어유’를 흔히 들을 수도 있다.

비가 지금 오너?(비가 지금 오나?)
안덜, 밥을 먹었너?(부인, 밥을 먹었나?)
옥시기를 땄너?(옥수수를 땄나?)
옥시기를 딴?(옥수수를 땄나?)

양양 말에서는 영동 방언에서 주로 어미 ‘-나’가 쓰여야 할 자리에 ‘오너, 먹었너’에서처럼 ‘-너’가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어미 ‘-너’는 과거를 나타내는 어미 ‘-았-’과 결합하여 ‘땄너(땄나)’와 같이 쓰이기도 하고 과거를 나타내는 어미 ‘-았-’과 종결 어미 ‘-너’가 축약된 ‘딴(땄나)’처럼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축약된 형태가 제주도에서도 나타나는데, 이런 축약된 형태가 왜 제주도와 거리가 멀리 떨어진 양양 말에서도 나타나는지는 규명되어야 할 숙제이다.

장터

강원도 영동 방언은 태백산맥 동쪽 지역과 내륙 지역이 하나로 묶여 방언권을 형성하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각 지역마다 고유한 특징을 갖는다. 억양이라든가 문법 형태라든가 그 외의 크고 작은 차이들이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언어적 특징들도 매체의 발달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강원도 말을 찾아 여러 어르신을 찾아다니고 한 분을 여러 번 만나기도 했지만, 이런 분들을 만날 때마다 보물이 사라지듯 고유한 말의 특징이 사라지는 듯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글_김봉국
부산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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